이름: 탐(타암)
종족: 마수
크기: 일정하지 않음
-스토리-
신들에 의해 지금의 환계의 모습으로 막 갖춰지던 먼 고대의 시절, 알 수 없는 부정적인 기운들이 뭉쳐 검은 덩어리의 형체가 만들어지고 있었다. 여러 개의 눈이 달리고, 마치 악마를 연상시키는 기다란 뿔이 달린 괴생명체는 눈에 보이는 모든 걸 하나씩 집어삼키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신들도 그 존재를 위협적으로 보지 않았다. 단지 환계가 탄생하면서 자연스럽게 나타난 생물, 즉 자연의 섭리에 중요한 역할을 할 존재라 생각해 냅두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 괴생명체는 점점 몸집을 키워가며 나무, 풀, 심지어 동식물까지. 무시못할 정도로 먹어치우는 그 모습에 신들은 위기를 느끼기 시작했다.
"이러다가는 우리들마저 먹힐지 몰라. 이대로 냅둬서는 안될 존재야!"
창조신이자 자신들의 부모인 세상의 어머니가 사라진지 오래, 신들은 자신들만의 힘으로 괴물을 제거하기로 마음 먹는다. 모든 생명은 사랑해야 한다는 세상의 어머니의 말에 마음이 걸린 신들도 있었지만, 괴물은 무분별하게 모든 걸 혼돈으로 되돌리듯 이제는 지상 자체를 삼킬지도 모를 기세로 커져가고 있었다.
그렇게 선계측에서는 상위 신들을 태동하고 내려와 괴생명체의 상태를 보았다. 형체가 갖춰진 모든 걸 빨아들이는 그 모습, 이들은 괴생명체에게 탐욕스럽다는 걸 뜻하는 '탐(타암)'이라고 이름을 붙였다.
"조심해, 녀석은 신들마저 집어삼킬 수 있는 놈이야."
탐은 신들을 보자마자 바로 게걸스럽게 먹기 위해 입을 벌렸다. 보통 생명체라고 보기에는 이제는 생명체가 아닌 무언가에 가까운 존재가 되었다. 신들이 힘을 모아 탐을 제지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상쇄되는 공격들과, 심지어 근처의 한 신을 직접 붙잡아 집어삼키며 힘을 더욱 키워갔다.
온 힘을 모아 맞서 싸우는 신들, 탐의 형태는 마치 공격에 적응하듯, 스스로 '진화'를 거듭하고 있었다. 악마같던 뿔은 길게 늘어져 사슴과 같이 변했고, 얼굴은 용과 말이 섞인 얼굴로 길죽해졌다. 다리는 발굽이 달리고, 꼬리는 원숭이의 것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덩달아 탐의 크기도 삼킬수록 커져 이윽고 거대한 산 하나와 맞먹는 크기가 되었다.
"이대로 가다가는 우리 신들만이 아닌, 환계 자체가 녀석에게 먹히고 만다!"
남은 신은 자신들의 힘을 끝까지 끌어냈다. 자신의 존재조차 소멸할 수 있는 위험한 도박, 세상 그 자체의 힘. 그리고 세상의 어머니가 남긴 창조의 힘을 하나의 거대한 창으로 만들어 탐의 몸에 날렸다. 길게 뻗인 신들의 모든 힘이 담긴 창은 곧바로 탐의 몸에 직격을 날렸다. 부정적인 기운과 정반대의 신성한 힘에 탐은 점점 산산조각이 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대로 두었다가는 탐의 파편이 있는 이상, 다시 나타날거라 예상한 신들은 남아있는 파편들을 찾아 소멸시키는 동시, 도저히 소멸이 되지 않는 파편들은 모두 모아 가장 깊숙한 지하에 봉인하게 된다.
탐과의 싸움으로, 일부 신들은 생명을 창조할 능력을 상실하게 되었다. 그렇게 그들은 자신들이 만든 피조물들이 스스로 번성하게끔 도움을 주기로 결심하며 자취를 감추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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