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일이 있어도, 이 설백한 땅을 다시 되찾겠어요. 평화를 위해서라면 기꺼이."
이름: 은화
종족: 은여우 일족
성별: 여자
키: 160cm
거주지, 소속: 설백한, 한나 연합, 제국 저항군
주무기: 설백한의 의지가 깃든 신성한 붓
머리카락색: 흰색에 가까운 은색
눈동자색: 연보라색
외형상 나이: 10대 후반
이미지 컬러: 은색, 연보라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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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물관계 』
흑현: 화련제국군 소속이던 그를 깊게 경계하지만, 자신들처럼 같은 식민지 지배를 당한 흑여우 출신이자 끌려온 병사라는 걸 알게 되자 조금은 안타깝다고 여긴다. 고향을 냅두고 자신을 구한 건에 대해 현재는 서먹하지만 그래도 협력하는 사이.
사호: 화련 제국의 가신, 그리고 설백한이 제국의 손에 떨어지게 만든 원흉. 나라 절반 이상을 파괴한 그를 언젠가 자신의 손으로 물리치는 걸 목표로 삼고 있다.
화련: 만악의 근원, 일족의 땅을 가신들을 불러 점령하게 만든 흑막. 연합군에 합류하여 일족의 원수인 화련을 타도하려 한다.
『 배경 스토리 』
1. 설백한의 차기 수장
은여우 일족은 오래 전 부터 설산 설백한에 거주하며 자신들만의 사회를 이루며 살았다. 외세의 침략도, 환계를 들끓는 전쟁이 벌어지는 시기에도 이들의 나라는 빽빽히 높은 설산 덕에 막을 수 있어 오랫동안 평화를 유지해왔다.
그렇게 상대적으로 평화롭던 시기, 설백한을 이끄는 전대 수장인 어머니에 이어 은화는 대대로 이어지는 설백한 은여우 일족 가문의 차기 수장으로 임명될 후계자로 지명되었다.
자신이 할 줄 아는 것이라고는 그림을 그리는 것 외에는 별다른 능력이 없는 거 같다며 한탄했지만, 그런 은화를 오히려 전대 수장을 비롯한 은여우들은 그녀의 뜻을 존중해주며 그 재능이 발달할수 있도록 길을 마련해줬다.
일족들의 응원과 격려 속에 은화는 자신의 재능을 출중하게 발휘했다. 하지만 그림에만 열중하지 않고, 은화는 차기 수장이 될 준비를 갖추기 위해 기초적인 수업과 단련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자신이 잘하는 것을 계속 이어나가기 위해, 또 수장이 되어 모두를 이끌어가기 위해 은화는 한계에 부딪쳐도 끝까지 이어나갔다.
은화는 특히 자신이 그린 그림을 뽐내며 아이들에게 보여주는 걸 즐겼다. 사슴, 학, 거북이, 소나무, 달, 구름.. 붓을 따라 이어지는 먹물의 그림은 보는 사람을 하여끔 매료시키기에 충분했다. 은화는 설백한의 일족들에게 마음을 달래주는 일을 해왔다.
2. 모래바람
어떤 적들도 침입해오지 않고, 평화로운 나날이 지속되던 설백한에도 화련 제국의 손아귀가 드리워졌다. 외곽 부근에서 보이는 검은 갑옷의 병사들, 그리고 제국 소속의 흑여우들이 은여우들을 습격한다는 소식이 종종 들려오기 시작한다.
심지어 설백한으로 제국에서 보낸 사제들은 병사들이 설산을 너머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는데 피해를 당했는데, 바로 설백한의 수호대가 저질렀다며 이에 대한 책임을 물으라는 등 화련 제국의 간섭에 시달리게 된다.
황당한 이유의 간섭들이었지만, 설백한의 은여우들은 어떤 변명조차 하기 어려웠다. 다른 일족들과 종족들에 비해 군사력도, 거기에다가 지속되는 평화로 인해 큰 대비를 하지 않은 상태라 속수무책으로 화련제국의 주도권에 넘어갈 수 밖에 없었다.
그나마 이 땅을 지키고자 하는 일족의 전사들과 차기 수장으로 오를 은화는 끝까지 제국에 맞서기 시작했다. 하지만 화련 제국의 군단의 기세는 생각보다도 막강했고, 온갖 보지도 못한 병기들을 이용해 설백한의 국경을 돌파했다.
결정적으로, 설백한의 하늘 위로 거대한 모래폭풍이 드리웠다. 그 사이로 군단을 통솔하는 듯한 거대한 검은 호랑이의 형상이 푸른 안광을 띄며 그대로 도심 자체를 무너뜨리기 시작했다.
수백년간 평화를 유지했던 은여우들의 땅은 결국 며칠만에 모래바람 속에 무너져내렸다. 화련 제국의 병사들이 들어오기 시작하고, 어떻게든 싸워도 이기지 못한 자책감과 일족들의 죽음에 죄책감에 휩싸인 은화는 그대로 점령지가 된 설백한의 지하감옥으로 끌려갔다.
끌려가면서 제국의 군대들 앞에 보이는 검은 범호족. 일족들을 죽이고 설백한을 초토화시킨 그 검은 호랑이와 동일한 존재임을 눈치챈 은화는 마음 속으로 증오를 품게 된다. 언젠가는 저 자에게 일족의 원수를 물어 복수를 하겠다고.
3. 은빛의 희망
지하 감옥에 끌려간지 어느 날, 감시보초를 서던 제국 병사들을 쓰러뜨리고 알 수 없는 검은머리의 남성이 감옥의 열쇠를 가져와 풀어주게 된다. 처음에는 화련 제국의 병사들과 같은 흑여우라 깊게 경계했지만, 남성은 자신은 그들과 다르다며 오히려 제국에 반기를 든 자라고 소개한다.
"당신은... 누구죠? 복장도, 그 모습도 분명 화련 제국의 병사일텐데요 무슨 이유로 절 풀어주는 거죠?"
"흑현이라고 한다, 일단은 진정하도록. 당신이 알던 자들과는 달라. 오히려 제국을 무너뜨리고 싶은 마음이지."
그의 말은 쉽게 믿어지지 않았지만, 자신을 풀어준 행동에 일단은 믿어볼 수 밖에 없다고 생각되었다. 빠져나갈수 있게 자신에게 손을 건네준 흑현을 따라 병사들을 따돌리며 도망치기 시작했다. 다른 병사들도 쓰러뜨리고, 수감된 은여우 일족들을 풀어주던 중 은화는 뭔가 떠오르는 듯 그자리에서 멈췄다.
"갑자기 왜 멈추는거지?'
"이곳 설백한 성 꼭대기로 가봐야 할 거 같아서요."
"미쳤어? 이 곳은 이미 녀석들에게 점령당한 곳이야. 다시 호랑이굴로 뛰어들겠다고? 제발로?"
흑현의 말림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은화는 재빨리 성 위로 뛰어갔다.
"기다려, 잠깐..!"
"금방 갔다올게요, 그러니 시간 좀 끌어줄수 있죠?'
"이런 젠장할, 제길..!"
이마를 짚으며 달려드는 병사들과 싸우는 흑현을 뒤로 한채, 성 위로 올라가는 은화, 계단을 오르는 와중 앞을 가로막는 제국의 병사들이 달려들었다. 그러나 은화는 단련을 하면서 배운 실력으로 병사들을 쓰러뜨리고는 꼭대기의 방문을 열어 들어갔다. 마치 이끌어내듯 공명하는 신성한 기운이 저 안에서 느껴지는 듯 했다.
"이건..."
방 한 가운데에는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새하얀 광채를 뽐내는 거대한 유리구슬 같은 것이 공중에 둥둥 떠 있었다. 어째서 이게 여기에 있는지 생각하던 은화는 어렸을 적에 전대 수장인 자신의 어머니로부터 들었던 말을 떠올렸다.
『이 설백한이 항상 평화로운 이유가 무엇인지 아니? 바로 우리 은여우 일족의 위대한 선조들의 희생이 있었기 때문이란다. 아주 오래 전, 이 설백한도 설산 너머로 쳐들어오는 적들에게 시달린 적이 있었지. 우리들을 지키기 위해 위대한 선조분들은 자신의 영혼을 바쳐 하나의 신성한 사념체로 거듭났어. 이들의 힘이 보호막처럼 이 땅을 덮고 있기에 사악한 이들은 접근하지 못하는 것이지. 』
'그렇다면 이 신성한 기운은...'
은화는 짐작했다. 이 성 꼭대기에서 자신을 불렀던 신성한 사념체, 이건 바로 설백한을 오랫동안 지켜온 선조들의 의지였다. 신성한 의지의 빛은 은화에게 속삭이듯 말했다.
『이 땅은 이제 우리도 막을 수 없을 만큼 사악한 기운에 오염되어가고 있다. 계속 냅두게 된다면 우리의 의지는 사라지게 되겠지, 자격을 지닌 자여... 우리들의 힘을 이어받아, 거악(巨惡)에 맞서 싸워주게... 그것이 우리 설백한의 의지가 이어지는 마지막 희망일지니...』
울려오는 목소리가 끝나자, 번쩍 빛을 내더니 거대한 붓형상으로 갖춰지기 시작했다. 마치 어릴 적 은화가 쥐었던 붓과 비슷한 형태였다. 선조들의 의지와 하나가 되듯, 은화는 거대한 붓을 쥐고 자연스럽게 허공을 향해 그려나갔다. 오래 전에 그렸던 그림들을 떠올리며 붓끝의 먹은 허공을 도화지처럼 그어내었다.
"이 힘이라면..!"
수장으로서의 자격, 그리고 더 나아가 악을 타도하겠다는 깊은 마음가짐은 그림이 되고, 그 형상이 갖춰졌다. 붓으로 그은 궤적은 그림이 되고, 그 그림은 곧 먹 그대로 선을 따라 움직였다. 소녀는 여러가지의 것을 그려가기 시작했다.
"용, 봉황... 해태.. 기린.. 그리고.."
붓에서 탄생한 수많은 그림들이 형체가 갖춰져 그대로 아래에서 추격하는 적들을 향해 날아갔다. 순식간에 화련 제국의 병사들은 그 자리에서 도망치기 시작했다.
은화가 그린 그림의 신수들은 기세를 몰아 적들을 격퇴하기 시작했지만, 다시한번 모래바람이 휘몰아쳤다. 그림의 용을 짓밟고, 날갯짓하는 봉황과 신수들을 거대한 송곳니로 물어뜯는 검은 형체... 바로 군대를 이끄는 자이자 고향을 쑥대밭으로 만든 근원인 검은 범호족이었다.
"꽤 신기한 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모양인데, 아가씨..."
"당신은..!"
"아, 이름 정도는 알려줄걸 그랬나? 화련의 가신인 사호라고 한다. 뭐 이정도만 설명하면 되겠지... 어차피 곧 나에게 죽을 몸이신데."
"용서 못해, 당신 때문에..."
원수와도 같은 자를 둔 은화의 분노는 하늘을 찔렀다. 다시한번 그녀가 그린 수많은 신수들이 사호를 향해 달려들었다. 그러나 아직 이 힘을 다루기에는 부족했던터, 갈갈이 찢어지는 종잇장처럼 그림의 신수들은 산산조각이 났다.
그 사이, 성 아래에서 적들과 싸우던 흑현이 올라와 검은 범호족과 대치하는 은화를 막아내었다. 사호의 모래바람이 둘을 덮치려고 할쯤, 흑현은 자신이 보유하던 다른 공간으로 이동되는 괴석을 통해 근처 안전한 곳으로 이동하였다.
4. 새로운 시작
간신히 살아남았지만, 설백한은 폐허가 된 상황. 거기다가 자신을 갑자기 어딘가로 데려온 흑현을 향해 은화는 따지기 시작했다. 흑현 역시 지금 그녀를 구했어야만 살릴 수 있었다는 걸 알았지만, 결국 그녀의 고향을 냅두고 급하게 데려온 것에 대해 내심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대체 왜 그러신거죠? 모두 구할수 있었는데... 하필이면 저만... "
"이해해달라는 얘기는 하지 않겠다, 다만... 아까 전의 상황에서 널 구하지 않았다면 죽을 수 밖에 없었다는 걸 명심해둬... 화련의 가신을 상대로는 우리같은 자들이 홀로 맞설 자들이 아니니까..."
그녀를 구한 흑현은 천천히 자신의 길을 향해 걸어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자신은 언제든 도와줄수 있지만, 지금으로서는 연합군쪽으로 가입하는게 좋겠다는 말을 건네며 모습을 감추었다.
여러 감정이 오락가락했지만, 은화는 다시 마음 속의 다짐을 품었다. 언젠가 자신의 고향을 쑥대밭으로 만든 사호와 화련 제국을 반드시 무너뜨리겠다고. 그 마음을 품은 채 그녀는 연합에 합류하기 위해 길을 떠나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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